티스토리 뷰
손흥민이 공을 잡는 순간, 경기장의 분위기는 완전히 바뀐다. 상대 수비수들은 긴장하며 한순간의 실수를 하지 않으려 애쓰고, 팬들은 그의 다음 움직임을 기대하며 숨을 죽인다. 그가 달리기 시작하면, 이미 한 발 늦은 수비수들은 쫓아가기에 급급하다. 그리고 결국 손흥민의 슈팅이 골망을 흔드는 순간, 모두가 그의 클래스를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된다.
나는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늘 궁금했다. 손흥민은 어떻게 그렇게 쉽게 상대 수비를 무너뜨릴 수 있을까? 단순히 빠르기만 한 선수라면 프리미어리그에서 살아남기 어려울 것이다. 그런데도 그는 매 시즌 수많은 득점을 올리고, 세계 최고의 수비수들을 상대로도 두려움 없이 돌파한다. 그의 플레이에는 분명 뭔가 특별한 점이 있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손흥민의 경기 영상을 하나하나 분석하며 그가 어떻게 상대 수비를 공략하는지 살펴보았다. 그리고 마침내 그의 플레이에 숨겨진 세 가지 강력한 원칙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 원칙은 매우 단순해 보이지만, 실제로 경기장에서 적용하는 것은 쉽지 않다. 하지만 손흥민은 이를 완벽하게 활용하며 상대 수비진을 혼란에 빠뜨린다. 이제, 그가 어떻게 상대를 무너뜨리는지 자세히 살펴보자.
1. 공간을 활용하는 움직임
손흥민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공간 감각’이다. 단순히 빠른 속도를 가졌다고 해서 수비를 무너뜨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속도가 빠르더라도 상대 수비에 막혀버리면 무용지물이 된다. 하지만 손흥민은 공간을 활용하는 법을 알고 있다. 그리고 이 점이 그를 더욱 위협적인 선수로 만든다.
축구에서 공간을 활용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공을 받기 전에 미리 움직여서 공간을 확보하는 방법이고, 두 번째는 공을 받은 후 빠른 방향 전환으로 상대 수비수를 따돌리는 방법이다. 손흥민은 이 두 가지를 모두 능숙하게 활용한다.
그의 움직임을 보면, 공을 받기 전에 미리 상대 수비의 시야에서 벗어나거나 빈 공간으로 파고드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하면 공을 받는 순간 이미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다. 또한 그는 공을 잡은 후에도 단순히 직선적으로 달리는 것이 아니라, 순간적인 방향 전환을 통해 수비수를 따돌린다. 특히 좌우로 흔드는 드리블과 빠른 스텝을 활용한 움직임은 상대 수비수를 당황하게 만든다.
이런 플레이를 가능하게 하는 것은 손흥민의 ‘경기 지능’이다. 그는 경기 중 계속해서 주변을 살펴보며 공간을 찾아 움직인다. 그리고 수비수가 자신에게 접근하는 방식을 미리 예측하여 한발 앞서 움직인다. 이처럼 공간을 활용하는 능력이 뛰어나기에 그는 단순한 속도 이상의 위력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이다.
2. 빠른 결정력과 슈팅 타이밍
손흥민이 상대 수비를 무너뜨리는 두 번째 방법은 ‘빠른 결정력’과 ‘슈팅 타이밍’이다. 축구에서 공격수에게 중요한 능력 중 하나는 공을 잡은 후 얼마나 빠르게 결정을 내리는가이다. 수비수들은 공격수가 머뭇거리는 순간을 놓치지 않고 압박을 가한다. 그렇기 때문에 공격수는 짧은 시간 안에 드리블, 패스, 슈팅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손흥민은 이 과정에서 거의 망설임이 없다. 그는 공을 잡은 순간 이미 다음 플레이를 결정하고 있다. 패스를 줄 것인지, 직접 슈팅을 할 것인지, 아니면 드리블로 한 명을 더 제칠 것인지에 대한 판단이 매우 빠르다. 이처럼 신속한 결정력 덕분에 상대 수비수들은 손흥민을 막기가 더욱 어려워진다.
또한 손흥민은 슈팅 타이밍을 기가 막히게 잡는다. 일반적으로 공격수가 슈팅을 할 때, 수비수들은 이를 예상하고 블로킹을 시도한다. 하지만 손흥민은 상대가 예상하지 못한 타이밍에 슈팅을 날리는 경우가 많다. 가령, 첫 터치에서 곧바로 슈팅을 하거나, 드리블 도중 갑자기 방향을 틀면서 슛을 시도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슈팅 타이밍은 골키퍼에게도 상당한 부담을 준다. 일반적인 공격수라면 공을 잡고 슈팅 준비를 할 시간이 필요하지만, 손흥민은 그 시간을 최소화하며 예측하기 어려운 타이밍에 슛을 날린다. 대표적인 예가 2019년 번리전에서 기록한 70m 드리블 골이다. 그는 공을 잡자마자 빠르게 질주했고, 마지막 순간에도 골키퍼의 움직임을 읽고 침착하게 마무리했다.
3. 양발을 활용한 플레이
손흥민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양발 능력’이다. 그는 오른발, 왼발 가리지 않고 똑같이 강력한 슈팅을 할 수 있다. 이는 그를 더욱 위협적인 공격수로 만든다.
일반적으로 선수들은 자신이 편한 발을 더 많이 사용한다. 예를 들어, 오른발잡이는 왼쪽으로 치우쳐 드리블을 하고, 왼발잡이는 반대 방향으로 치우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손흥민은 양발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상대 수비수가 그가 어느 방향으로 움직일지 예측하기 어렵다.
그가 양발을 능숙하게 활용하는 덕분에 슈팅 기회가 더욱 많아진다. 일반적인 선수들은 좋은 슈팅 각도를 만들기 위해 볼을 컨트롤하는 과정이 필요하지만, 손흥민은 어느 방향에서든 곧바로 슈팅이 가능하다. 이는 상대 수비수가 반응할 시간을 줄이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또한 손흥민의 양발 능력은 드리블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그는 오른발과 왼발을 모두 활용하여 공을 컨트롤하기 때문에 상대 수비수를 쉽게 혼란에 빠뜨릴 수 있다. 상대가 그의 오른발을 막으려 하면 왼발로 치고 나가고, 왼발을 막으면 오른발로 돌파한다.
이처럼 손흥민은 단순한 스피드 스타가 아니다. 그는 공간 활용 능력, 빠른 결정력, 그리고 양발 활용 능력을 통해 상대 수비를 완전히 무너뜨린다. 그의 플레이를 보면 단순한 것처럼 보이지만, 이는 오랜 훈련과 뛰어난 경기 지능이 뒷받침되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앞으로도 손흥민이 세계 최고의 무대에서 어떤 활약을 펼칠지 기대된다.